10. 암 줄기세포를 만드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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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충민내과 댓글 0건 조회 1,066회 작성일 21-01-3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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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암 줄기세포를 만드는 환경

암 세포는 암 세포 주위 환경과 연동하여 암 줄기세포로 진행하기도 하고 또 어느 때는 암 줄기세포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암 세포를 둘러싼 환경이다.
암 줄기세포는 오랫동안 휴지기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종양미세환경의 변화에 의해 세포주기내로 들어가 분열 증식하게 된다.
일단 양호한 환경이 되어 세포주기내로 들어가면 아주 빠른 속도로 분열하기 시작한다.
임상적으로 외과적 절제와 성공적인 항암치료로 10년간 재발없이 지내던 유방암 환자가 재발하여 아주 빠른 속도로 전이가 진행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임상적으로 다 나은 것처럼 보였던 환자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동면 상태에 있던 암 줄기세포가 다시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상피(Epithelium,上皮) 세포상태로, 다른 곳에 잘 붙어 있을 수 있고, 세포모양이 고정된 형태이며 나머진 간엽(Mesenchymal,間葉) 세포 상태로, 다른 곳에 잘 붙어있지 않고, 세포모양이 유동적인 형태다.
정상적인 상피세포는 세포가 자라다가 인근 다른 세포와 접촉(contact)하는 경우 접촉에 의해 막 단백질이 자극을 받고 자극받은 막 단백질이 세포에 성장억제 신호를 주게 돼 세포는 성장을 멈추게 되어 세포가 무한정 증식하는 것을 막아준다.
따라서 정상 세포는 자라는 과정에서 인근에 또 다른 세포가 있으면 더 이상 자라질 않는다. 여러 원인으로 인해 접촉에 의한 억제기능이 상실된 것이 바로 암세포다.

일반적인 세포는 상피세포(Epithelial cell)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문제가 생겨 암세포로 바뀐 경우 간엽세포(Mesenchymal cell) 특성으로 전환된다.
상피세포는 서로 묶여서 고정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암 세포처럼 전이를 하기 위해서는 움직임이 자유로운 간엽세포로 전환되어야 한다. 상피세포가 암세포로의 형태학적 변형을 일으키는 과정을 상피간엽이행(Epithelial to Mesenchymal transition, EMT, 上皮間葉移行)이라고 한다. 상피간엽이행(EMT, 上皮間葉移行)이 촉진되면 고정되어있던 세포들이 분리되어 이동이 가능해진다.
상피간엽줄기세포는 지속적인 염증이 가해지면 변형이 일어나 암세포로 바뀌어 암을 형성하게 된다.

암 세포 주위의 종양미세환경은 정상적인 세포들도 악성 암 세포로 바꿀 수 있는 수많은 요인들을 가지고 있다.
암 조직 내에는 다양한 장기의 암 세포를 만들 수 있는 암 줄기세포와 그저 암 조직을 만드는 암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암 줄기세포는 주위에 있는 비종양성 세포들의 상피간엽이행(EMT)을 도와 암 세포로 변형시킬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암 줄기세포로 변형시킬 수도 있다.
암 조직 내에서도 1~2% 정도의 소수로 존재하는 원발성 암 줄기세포는 종양 주위의 미세환경을 이용하여 전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
저산소 부위에서는 정상 줄기세포의 분열 및 분화에 관여하는 신호에 이상이 생겨 암 줄기세포가 만들어지고 상피간엽이행(epithelial mesencymal transition)이 일어난다.
암 줄기세포 발생과 함께 암이 타 조직으로 전이하기 위해서 상피간엽이행(EMT, epithelial mesenchymal transition)이라는 형태 전환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반 암세포도 전이를 일으키고  암 줄기세포도 전이를 하는데 암 줄기세포만이 새롭게 암을 만들 수 있다.

상당수의 암에서 암이 싹트는 암줄기세포가 형성되는 데에는 주변 미세환경의 변화에 따른 상호작용이 크게 관여하며, 이는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윈트(Wnt), 노치(Notch), 소닉헤치호그(Shh) 등이 작용한다.
윈트(Wnt), 노치(Notch), 소닉헤치호그(Shh) 등은 배아줄기세포에서 발현되는 신호전달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각종 암에서 윈트(Wnt), 노치(Notch), 소닉헤치호그(Shh) 등의 신호경로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배아줄기세포에서 발현되는 유전자가 비정상적으로 과발현되어 있다. 즉 이러한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정상 줄기세포가 암 줄기세포로 변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성장인자(growth factor)와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cytokine들이 활성이 되는 경우에  암 줄기세포가 아닌 세포들이 암 줄기세포로 바뀔 수 있다. 이렇게 발생된 암 줄기세포는 상황에 따라서 여왕벌이 일반 새끼들을 만들어내듯이 하나의 암 덩어리를 만들어 간다.

우리 인간은 생명유지에 필요한 대부분의 에너지를 포도당인 분해되어 생긴 ATP로부터 얻는다.
정상세포에서 포도당은 포도당이 분해되는 해당작용(glycolysis, 解糖作用)의 10단계 과정을 거쳐 피루브산(pyruvate)이 된다. 피루브산(pyruvic acid)은 산소가 풍부하면 세포핵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 속으로 들어가 여러 효소의 도움을 받으며 TCA회로가 작동된다.
TCA회로에 들어가면 포도당 1분자로부터 총 36~38개의 ATP가 생성된다.
그런데 암 세포는 정상세포와는 다른 경로로 에너지를 얻어 살아간다.
암 세포는 산소가 충분히 있어도 피루브산(pyruvate)이 젖산(lactic acid, 乳酸)으로 분해하는 경로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데 포도당이 만드는 ATP(adenosine triphosphate)의 약 5%인 2개의 ATP가 나온다.
암세포가 무한정 증식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암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젖산 과정에서는 소량의 에너지만을 생산하므로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포도당을 훨씬 많이 소비해야 한다. 암 세포는 굉장히 비효율적인 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암 조직에서는 당 분해 활성도가 정상조직에 비해 증가되어 있다.
암 세포는 산소가 있는데도 정상세포보다 10배나 많은 포도당을 섭취하면서 젖산으로 분해되어 에너지를 만드는 현상을 와버그 효과(Warburg-Effect)라 한다.
한 환자의 암도 이질적인 암 세포의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어 암 조직을 이루는 암세포가 여러 개가 있고 따라서 각기 환경에 따라 다른 대사과정을 이용한다.
와버그 효과(Warburg-Effect)라는 대사가 일어나는 세포도 있고 역 와버그 효과(reverse Warburg effect)가 일어나는 세포도 있다.
암 세포 주변에는 암 관련 섬유아 세포(Cancer Associated Fibroblast, CAF), 면역세포, 혈액과 림프관 등의 암 미세환경이 있는데 이들이 전체 종양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암 기질을 형성한다.
세포들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주변의 세포들과 정보를 주고받는다. 마찬가지로 암세포와 암세포 주변 세포들도 끊임없이 교류하고 있다.
섬유아 세포, 지방세포, 내피세포 등의 기질세포에서 높은 발현을 보이는 Caveolin 단백질  (Cav-1, Cav-2, Cav-3)이 있는데 이는 원형질막의 골격 단백질이다.
암 기질의 Cav-1 감소는 암 기질의 대사변화를 유도한다.
Cav-1 이 감소된 섬유아 세포(CAF)는 해당과정을 유도하게 되면서 높은 에너지를 가진 부산물질인 젖산과 케톤체 등을 생산한다.
이러한 영양물질들이 인접한 암세포로 이동하게 되고 암세포 안에서 젖산과 케톤체들은  TCA 회로로 들어가 에너지(ATP) 생산에 기여하게 된다. 결국 섬유아 세포(CAF)의 호기성 해당과정이 인접한 암세포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해 암세포의 성장을 돕게 된다.
이것을 역 와버그효과(reverse Warburg effect)라 한다.
암세포는 역 와버그 효과를 통해 높은 영양물질을 주변 세포에서 받아 새로운 암세포를 증식하는데 쓰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암 세포들은 주위의 환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고 성장과 전이에 필요한 영양분을 주변 세포들에서 공급받아 성장한다.

암 세포에서 생산되는 여러 성장인자들은 암 세포 주변의 정상적인 세포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암세포와 주위에 있는 면역세포, 혈관세포, 섬유세포 등에 들어가 이들을 변화시킨다. 이들 물질들은 다른 암세포에 들어가 악성 성질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주변 정상세포에 영향을 주어서 암의 성장과 전이를 도와주는 세포가 되게 변형시킨다. 세포 간의 소통으로 암세포가 증식하고 전이를 일으키는 전략이다.
이처럼 암은 다양한 세포외 기질로 구성된 종양 미세환경과 신호를 주고받으며 생존에 유리하게 종양 미세환경을 바꾼다.
이와 같이 주변 세포와의 교류는 그 주변을 전암성 병변으로 만들기도 한다.

암 수술은 잘 아시다시피 암 뿐만 아니라 암 주변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 이유가 암 세포 바로 주변은 육안적으로나 현미경적으로 전혀 변화가 없다고 하더라도 유전적으로는 약간의 변화가 있고 그것들이 나중에 암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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